미국에서 일하고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뭐가 다를까 .. 어떤점이 장점일까?
이민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게 되는 근원적 질문이다. 과연 미국 이민으로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질까?
인터넷으로 어느정도 정보를 접해볼수 있어서 대충 예상은 가능하지만, 역시 현지에 와서 얻는 정보와
체험을 통한 느낌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내가 현지 생활을 하면서 느낀바와 체험한 바를 정리해봤다.
- 장점
연봉 : 미국에서 job apply 하는 과정에서 희망연봉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junior level 에서 대략 70k 정도 받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서 junior 레벨 대우를 받는 것이 아쉽지만, 금액 자체만으로 보면
junior level 이 한국에서 경력직으로 일할때보다 더 많이 받는다.
( 물론 세금이나 실생활을 따지면 달라지지지만..)
6 digit 연봉이 실제로 가능할수가 있고 또 그런 사람을 만나봤다.
정년 : 한국이 참 아쉬운건 이 부분이다. 지금은 먹고살만한데 언제까지 내가 이 일을 할수 있을까
생각하면 두렵다. 50 넘어서까지 지금 하는 일을 쭉 할수 있을것 같진 않고 45 안팎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먼 미래도 아니고, 그때까지 모을수 있는 돈이 빤히 보이니 아쉽다.
물론 미국이라고 백발이 될때까지 일할수 있는건 아닌것 같고,
(흔히들 미국하면 백발의 프로그래머를 많이 얘기하지만...) 거기도 IT 시장은 젊은인력 중심이다.
다만 단순 노동직의 경우는 따로 정년이 없어서 일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일을 할수는 있는것 처럼 보인다.
넓은 땅, 자연 : 미국은 참 큰 나라다. 이건 장점일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
장점이라면, 자기 차가 있다면 먼 지역이라도 맘만먹고, 시간만 주어진다면 여행을 떠날수 있다는것.
단점이라면, 아무리 멀리 가도 미국이라는 것. 유럽처럼 몇시간만 가면 다른나라, 문화가
나오는게 아니고 어느지역을 가도 미국이라 단조로움을 느낄수 있다.
예전에 어떤 기사에서 미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얘기하면서 도시별 특징이 없다고 말하는걸
봤는데, 내 생각에 그건 미국이 더 심하다. 음식점만 보더라도 미국 어느지역을 가도 몇몇 프랜차이즈가
눈에 보이는 전부다. 도시의 특징이나 지역색은 유럽이나 우리나라 같은 오랜 역사가 있는 나라에서
말할수 있는 것이지 미국, 호주, 캐나다 같은 신대륙 나라에서 할말은 아닌것 같다.
아이에겐 좋다. : 미국은 여자와 아이들에게 천국이라고 알려져 있다. 근데 난 남자다.. ㅡㅡ;; 여튼
아이들에게 좋다는건 교육환경을 얘기하는 건데, 아이의 관점에선 좋을 수 있지만 부모의 관점에서도
좋다고 말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아주 어릴때 미국에 온 2세들은
한국어에 서툴다. (한국어에 유창한 2세는 단 한명도 못봤다. 오히려 한국어를 전혀 할줄 모르는
2세들은 많이 봤다. ) 외모만 한국인일 뿐이지 미국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지낼뿐이지 한국식 정서에 익숙한 부모들과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한 예로 미국에서 한국스탈로 훈육을 한다는게 체벌을 했는데, 아이가 부모를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로 부터 접근금지 명령을 받는 일도 있다.
이민을 준비하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민의 이유로 자식교육을 꼽는데,
이면의 다른 점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 단점
외로워,심심해,고독,무료 :
미국은 몇몇 대도시 제외하면 거의가 시골이다. 우리나라처럼 상가가 밀집되 있고 아파트가 많고 그런
곳이 아니다. 대도시라 해도 3층 이상 건물이 거의 없다.
가족이나 친구없이 혼자 대도시가 아닌곳으로 정착하게 된다면, 무료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나이가 아직 젊다면 무조건 대도시로 가야한다.
세금 : 세금도 높고 보험료도 비싸고 의료비도 비싸다. 식당은 tax 를 별도로 표기하면서 tip 도 받는다.
미국 세법의 가장 이상한 부분은 사람에게 세금의 duty 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미국영주권자인데, 한국에서 지내면서 한국의 직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미국에 납세의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바뀐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데
나라마다 세금에 대한 상이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또 하나의 예로, 상속세에 대한 입장도 상이하다. 미국은 상속세가 거의 없는 편인데,
이것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 세금을 내면서 일군 자산인데 이것을 자식에게 물려줄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생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자식은 아무런 노력없이
자산이 형성되는 것이니 합당한 세금을 내면서 소득재분배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여튼 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경우 한국과 미국 양쪽에 납세의 의무가 있으나,
근로소득세의 경우 미국의 납세하는 구간이 상당히 높기때문에 실제로 미국에 근로소득세를
내야하는 사람은 몇 안될것이다. (대기업 임원급 정도?)
다만 납부할 세금이 없어도 신고는 해야되니까 이얼마나 성가신 일인가...
돌아올 생각 안하는게 : 살아보고 아니면 한국가지 하는 생각은 금전적으로 도움이 안된다.
살때는 제 돈주고 사지만 물건을 정리할때는 헐값에 처분하게 된다.
왔다리갔다리 하는건 중간에서 나가는 돈만 생길 뿐 도움될게 하나도 없다.
정보력 : 유학으로 정착을 하든, 미국인과 결혼을 했든 여전히 낯선 것들이 많고 알아가야 할것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정보를 얻는가에 대한 것들을 다알고 있는데
(예를 들면, 무슨 동호회를 찾거나, 싼 핸드폰은 어디서 싸는가 등..) 미국에서는 이런
정보들을 하나씩 다 부딪혀가며 알아가야 하니까 어렵다.
이직의 어려움 : 한국에서는 이직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 사정은 한국처럼 쉽게 이직을
할수 있을것 같지는 않다. 미국에서 첫직장을 뚫으면 다음 번은 수월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도 아닌것같다. 재취업에 1년이 걸린 사람도 있다.
서울의 장점 : 여행이나 워홀 등으로 밖으로 많이 나가 보니 서울만한 도시가 없다.
서울만큼 도시에 대한 접근성이나, 도시의 생동감, 많은 모임, 사람이 있고 즐길것, 일자리
모든것을 다 갖고 있으면서 비교적 저렴한 월세(도시의 규모는 뉴욕과 비슷하지만
뉴욕에 비하면 싸다고 느껴진다.)를 가진 도시는 전세계적으로 몇 없다.
미국에 이민온 사람들한테 많이 하는 질문중 하나가 어디가 더 살기 편하냐? 후회 안하냐? 인데,
오래 산 사람들은 거의 미국이 편하다고 얘기한다. (편하니까 계속 미국에 지내는 거겠지만..)
인맥(가족, 친구 유무)과 정보력의 유무가 어디가 더 편한지에 대한 답을 좌우하는 큰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아직 위의 것들을 충분한 만큼 가지지 못했기에 미국 생활에 불편함과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