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에서 영어관련 동영상을 시청하다가 standing comedy 가 한글 자막으로 올라온게 보여서 몇개 보게되었다. 

- Standing comedy

스탠딩 코메디는 말 그대로 코메디언이 무대에 서서 말로 관객들을 웃기는 형태의 쇼인데, 미국에서 꽤나 인기있는 형태의 쇼이다. 
미국의 유명한 코메디언 Chris Rock 도 스탠딩 코메디 쇼를 많이 했는데, 그의 어린시절을 다룬 드라마 'Everybody hates Chris' 를
보면 그도 어릴적 스탠딩 코메디 쇼를 보고 자라왔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이방인인 나의 눈에는 스탠딩 코메디가 미국인들에게는 단순한 쇼 이상의 문화 컨텐츠처럼 보인다. 

사실 요즘은 볼만한 컨텐츠들이 많이 있기에 아직도 이런 형태의 쇼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을 보면 미국은 참 변화가 적은 사회라는 게 다시 느껴진다. 

여튼 나도 스탠딩 코메디는 말로만 들어봤지 미국에서 살 때도 본적은 없었는데, 유튜브에서 한글자막과 함께 올려져있어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업로드 해주신 분에게 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Trevor Noah 

썰이 길어졌는데 내가 이글을 끄적거리는 이유는 이 사람때문이다. 

트레버 노아..

내가 그를 처음 본 것은 daily show 에서였다. 
미국에서 지내면서 영어공부도 하고 미국 소식도 알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daily show 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썰전 같은 시사 프로인데 좀 더 예능적 요소가 들어가 있고 논조가 꽤나 쎄다. 원래 daily show 의 진행자는 Jon Stewart 라는 백인 아저씨 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흑인인 트레버 노아로 바뀌었다. 



그리고 사실 부끄럽지만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쇼의 출연진이 흑인이 다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내가 흑인 사회에 대해서 공부하려던게 아니었기에 그의 등장이 다소 불편했다. (이런 생각들은 미국사회에서 racist 로 낙인 찍힐것이다 )

그러나 그의 위트와 활기넘치는 진행능력에 점점 그런 생각들이 잊혀졌다.  그리고 한국에 온 이후로 더이상 daily show 를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유튜브에 올라온 스탠딩 코메디 무대를 보고 그를 다시 보게되었다. 그가 코미디언 이었다는 건 알았는데 그의 스탠딩 쇼 무대는 처음 보았고, 그의 몰랐던 면을 알수있었다.


난 그가 흔한 미국 태생의 흑인인 줄 알았는데, 남아공 태생이었다. 어머니가 아프리칸이고 아버지가 스위스인 이었고 남아공의 인종분리 정책으로 인해서 당시의 그의 존재 자체가 불법이었다고 말했다. 그 내용을 다룬 Born a crime 이라는 책도 쓴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재치있게 개그로 승화시키는 그의 능력에 마음속에서 감동이 일어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Pv0IJS2-44Y


그는 자신이 남아공에서는 자신의 피부색이 하얗다는 이유로 흑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그가 미국으로 가면 그는 완전히 흑인으로 받아들여질거로 얘기를 들어서 미국으로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몰랐던 사실이다. 우리도 다니엘 헤니같은 혼혈을 완전한 한국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순수 흑인 국가에서도 혼혈인 흑인을 이방인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행인것은 그는 미국에서는 '완전한' 흑인이 되지만 다니엘 헤니나 리키 김 같은 한국계 혼혈은 미국에서도 완전한 한국인도 아니고 완전한 백인도 아니다. 

나도 만약 미국에서 정착하고 살았다면 나의 정체성은 확실하니까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하면 되지만 자식이 생긴다면 그들의 정체성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것인지에 대한 쓸데없는 고민들을 .... 잠시 한적이 있었기에 나에게는 그의 이야기가 그냥 웃고 넘어갈수만은 없는 얘기들이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은 많지만 (사실 많지도 않지만..) 감동까지 줄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에 앞으로 그의 미국에서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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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돌고래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