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플레이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가 올라와 있더라.
"명작은 그 전개와 결말을 알고도 다시 찾게 만든다." 는 말처럼 전에 봤던 작품인데 홀린듯 다시보게 되었다.
그 감상을 한번 남겨볼까 함..
1. 전쟁과 종교
전쟁 안에서의 종교를 보여주는 방식을 주목 할 만하다.
영화의 시작은 총알이 빗발치는 오마하 해변을 상륙하는 미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이미 죽은 혹은 죽어가는 동료에게 기도를 해주는 병사를 보여준다.
반면, 저격병 임무를 부여받은 한 병사는 총을 쏘기 전에 저격에 성공하게 도와달라는 의미의 기도를 한다.
어떤 병사는 무서움에 바닥에 움짝달싹 기대 기도를 한다.
징집전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던 캐릭터들이, 전쟁이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적응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2. 발암유발자 업햄
주인공 톰 행크스가 라이언 일병을 철수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후 '업햄'이라는 행정병을 후방에서 데려간다.
이 과정에서 업햄은 자신의 타자기를 챙겨가려고 하자 톰행크스는 연필 한 자루를 들어 보여준다.
같은 전쟁에 참전하고 있지만 서로 처했던 상황의 온도차가 상당히 있었음을 보여준다.
업햄은 희멀건 피부, 마른 체형의 외모가 보여주듯 유순한 성격이고 사람을 죽이는 것과 거리가 멀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모든 사람을 변하게 만들까?' 라는 질문을 해볼수 있는데, 그렇지 않을수 있다는 것을
업햄을 보면서 느낄수 있다. 그는 임무 수행을 위한 여정 중에 사로잡은 독일군 포로를 살려주는 것에 동의했으며,
그 포로가 나중에 다시 독일군에 합류하고 전장으로 돌아와 시가 전투에서 업햄의 동료를 살해하게 된다.
업햄은 가까이 있었으나 너무 무서워서 도와주지 못했는데, 이부분에서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의 암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그의 능력 선에서 나름 탄알도 날라주는 등 그래도 1인분은 열심히 하려고 했다.
3. 주인공 밀러 대위
톰행크스가 연기한 주인공 밀러 대위는 징집 전에는 선생님 출신이다.
전쟁을 수행하면서 탁월한 지휘통솔 능력을 발휘, 자신이 조금씩 바뀐다고 느낌.
바뀌지 않을수 있을까 결국 죽이는 것이 임무인데..
4. 라이언이 누구였더라?
제목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인데, 오래전에 영화를 봐서 라이언이 누구인지 기억이 안났다.
다시 보니.. '맷 데이먼 이었구나.'
맷 데이먼은 70년생으로 98년 작품이니 당시 20대 후반이었고, 헐리웃에서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미국 유경험자로서 (내가 느끼기에) 미국인이 좋아하는 배우들이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맷 데이먼이다.
원래 연기전공이 아니고 하버드 출신이라 당시에 엄친아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 요즘은 뜸하지만 멜깁슨도 매우 사랑받았고, 최근까지는 드웨인 존스가 미국인 최애 중 하나이다.
극중 라이언의 역할은 자신을 전역시키라는 명령을 전달받고도 당돌하게 후방에 남기를 선택하는 것인데,
이런 용기있고 개념있는 행동을 하는 젊은 청년의 이미지로 당시에는 적절한 캐스팅이 아니었을까 싶다.
5. 결말이 뭐였더라
라이언은 자신을 복귀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전선까지 찾아온 밀러에게 그 명령을 거부한다.
그리고 동료와 남아 자신의 임무인 다리 지키기를 완수하겠다며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밀러의 입장에서 복귀거부 의사를 듣고 이대로 돌아가는건 임무 완수는 아니지만 명령은 전달한것이니 어느정도 타협을 하며 철수를 결정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대원과 함께 라이언의 임무인 다리지키기를 돕고 라이언을 데려오기로 결정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딱 한줄로 요약하면 이거다.
'형제가 모두 전쟁 중 사망한 라이언을 복귀시키기'. 더 줄이면 제목이 줄거리다.
그런데 영화 내내 논란 되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일부는 논란을 삼는) 것이 있다면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른 이들이 희생 되어야하는가. 누군가의 목숨은 다른이의 목숨보다 소중한가?
그 사연을 들으면 낭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하지만 과연 그럴만한 가치있는 행동일까?
이 작품을 만든 감독도 여기서 자유로울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전쟁중 동료가 부상을 당하면 어떨까? 나만 살면 되는것일까
영화를 다시보고 난후 나의 생각은..
결국 전쟁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것이고, 후방을 지키기 위해 전방으로 군인들이 나간 것이다.
그 전방에서도 동료를 지키기 위해 희생을 해준 것이고,
가장 잔인한게 전쟁이지만 그 안에서도 인류애가 존재했다는 것.
사회에서 만났다면 밀러와 라이언은 선생님과 제자 사이였을수 있는 인연이다.
밀러는 첨에 말도 안되는 임무라고 생각했겠지만 점점 그런것을 느꼈을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총격을 입고 죽어가는 밀러가 라이언에게 한 마지막말은 "earn this"
이부분을 '꼭 살아서 돌아가. 잘 살아야해' 로 의역하였다.
자신과 동료의 희생으로 임무를 완수했으니, 이제 이것을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가라
넌 그럴 자격이 있다. 밀러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을까.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간 라이언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남은 삶을 살아갔을까
아마 이기적인 인간으로 살아가지는 않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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