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삼국지2018. 4. 24. 15:13

중국 드라마 미완의 책사 정주행을 끝내고 나니 삼국지의 내용을 다룬 드라마에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고전인 서유기의 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삼국지는 많이 알려진 것 치곤 몇개 없는것 같습니다. 

90년도에 중국에서 첫 삼국지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비교적 최근인 2010 년에 삼국 이라는 이름 (국내에서는 신삼국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총 95 부작의 장편 드라마입니다. 쩌는 대륙의 스케일이란.. ㄷㄷㄷ나온지 꽤 오래된 드라마라서 삼국지 매니아 분들은 아마 거의 다 보셨을것 같네요. 


0. 개요

내용이 참 길다보니 몇개 파트로 나누어 볼수있는데


초반 주인공 : 결단력과 과감한 용병의 조조

중반 주인공 : 인의, 명분을 우선시 하는 유비

중후반 주인공 : 지략 원탑 제갈량

후반 주인공 : 인내와 처세의 달인 사마의 


극의 흐름에 따른 중심인물은 이렇게 되는것 같습니다.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각지의 영웅들이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더니 결국 최후의 승자는 사마의로 끝납니다. 

기-승-전-사마의 입니다. 

그러고보니 그간 삼국지하면 유비 혹은 조조에만 초점을 맞추었는데 사마의라는 인물이 최근에야 재조명을 받는 느낌입니다. 


1. 미완의 책사 비교


   방금 정주행을 끝낸 미완의 책사가 자꾸 떠오르니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네요. 이렇게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런지..


  - 시대 배경 

       신삼국 : 동탁이 조정을 장악한 이후 부터 사마의가 죽기까지

       미완의 책사 : 동탁은 이미 제거되고 조조가 천자를 허창으로 모시고 각 제후들의 역적이 된 이후 


   - 미화된 캐스팅

       대체적으로 미완의 책사 쪽 배우들이 샤방합니다. 한층 퀄리티 높아진 배우들의 미모덕에 시청자들은 좀 더 몰입을 하게 만듭니다. (특히 조비역은 남자가 봐도 잘생김 인정.) 그러나 아무리 미인이라고 알려지긴 했어도 견부인 역에 왠 강남성형미녀를 캐스팅하는 건 시대와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그에 반해 신삼국의 캐스팅은 대체로 현실적인 중국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캐스팅을 보면 곧 감독, 드라마의 의도가 보이죠. 무슨 말이냐면 주인공 일수록, 부각을 시키려는 인물일 수록 잘생긴 배우를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미완의 책사에서 중심은 조비, 조조, 사마의 인데 다들 훈남 배우가 연기합니다. 사마의 역은 훈남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임호 닮은 준수한 배우입니다. 

임호


미완의 책사 사마의


신삼국으로 오면 사마의의 비중은 확 떨어지죠.(후반에 가서야 활약하죠) 그래서 배우도 이마 까진 기인의 냄새가 나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론 박명수를 닮은것 같습니다.미완의 책사가 사마의가 주인공이다 보니 많이 미화된거라고 본다면 신삼국의 사마의가 실제 사마의의 외모와 많이 닮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신삼국 사마의


그러고 보면 사기를 쓴 사마천의 이미지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사마천 

  

미완의 책사에서는 외모뿐 아니라 행동까지도 미화됩니다. 미완의 책사에서는 사마의가 부인 장춘화를 끔찍하게 아끼는 애처가로 미화되지만 신삼국에서 장춘화는 나오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조비가 하사한 첩을 매우 아끼는 관계만 그려집니다.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그리려면 어쩔수 없이 첩 부분은 미화를 할수밖에 없는 제작진의 선택일거라 봅니다.

안그러면 불편해할 여성 시청자들이 많을것이 뻔하기에...

두 드라마에서 공통적인 부분은 사마의는 인내,처세술의 달인으로 나온다는 겁니다. 

신삼국의 마지막회에서 사마의가 매번 조씨 황족에 굽실대다가 막판에 쿠데타에 성공하면서 조진의 아들 조상에게 하는 대사가 참 멋있습니다. 

 "나는 칼을 한번 휘둘렀지만, 난 그검을 십수년간 갈았다"

사마의가 처음 조조에게 발탁된게 18세 즈음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이가 70 이 되어서야 그의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낸것입니다. 그간 조조,조비,조예를 비롯 조씨 황족들의 견제에도 바닥에 찰싹 엎드리는 처세술로 정치에서 살아남았는데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칼을 뽑아드는 그의 인내심...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사마의에 대한 평가가 그가 충신인지 반역자인지.. 청류인지 탁류인지 언제부터 모반을 계획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신삼국에서는 뚜렷하게 메세지를 건네주네요. 아직 미완의 책사는 그부분까지 보지를 않아서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합니다. 아마 어쩔수 없이 황권을 찬탈한걸로 그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여튼 군사적인 측면에선 제갈량보다 한 수 아래로 그려지지만, 안으로는 조씨일가와 싸우고 밖으로는 제갈량에 맞서고, 똑똑한 아들들이 대를 이어가는 모습들은 제갈량뿐 아니라 삼국지 모든 인물중에 최고 아니 유일한 것 같습니다.


- 재미난 캐스팅 유비.

신삼국 유비


 신삼국의 유비역 배우(위허웨이) 가 미완의 책사에선 조조역으로 나옵니다. 

삼국지에서 대비되는 캐릭터를 한 배우가 연기한다는게 흥미롭습니다. 

뿐만아니라 이배우 초한지 내용을 다룬 드라마에서는 유방 역할을 했네요. 

거의 우리나라의 최수종 급 배우인가 봅니다. 

연기도 꽤나 괜찮습니다. 미완의 책사의 조조역할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신삼국의 유비도 처지는 찌질한지만 기개있는 연기... 잘합니다. 

미완의 책사 조조



- 비중없는 조비


사마의와 더불어 두 작품에서 외모차가 확연한 사람을 하나 더 꼽자면..

바로 조비!! 입니다. 

미완의 책사에서는 간지나고 위엄있는 군주, 황제의 모습이었는데,

신삼국에서는 약간 모자라 보이기도 하고 평범해보이기도 하면서 

여튼 그냥 지나가는 아무나 캐스팅한 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조비의 신삼국에서의 비중이겠죠? 후반에 갈수록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군주의 위엄이 보이긴 합니다. 

 

- 연의 중심, 궁중이야기 

신삼국은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고, 미완의 책사는 정사,야사 및

감독 각색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같습니다. 

신삼국은 95 부작이라는 장편임에도 극을 디테일하게 끌고 갈수 없는것은

방대한 스토리 때문이겠죠.  반면에 미완의 책사는 극의 포커스를

조비와 사마의 두 인물에 맞추고 나머지는 과감한 생략들이 나오다 보니

좀 더 극이 세밀해질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정사,야사의 모든 일화들을 

담으려고 했다고 어디서 본 것 같습니다.

   

- 서서, 사마의 누가 조충의 스승?

    조충은 조조가 가장 총애한 아들입니다. 일찍 죽은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충의 스승이 누구였냐는 두 드라마에서 다르게 나옵니다. 

    미완의 책사에서는 유비에게 있다가 위나라로 간 서서가 조조를 위해 

    한개의 계략도 내놓지 않는 대신에 조충의 스승이 되는 걸로 나옵니다. 

   반면 신삼국에서는 사마의가 조충의 스승이 되었다가 조충이 죽고나서는

   조비의 스승이 되는 걸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서가 위나라로 가서 아무 하는일 없이 지내진 않았을것 같고

   조충의 스승이 되는건 유비에게 직접적 해가 되는 일도 아니니 설득력 있는

   연출인 것 같습니다. 

   반면 사마의가 어린 조충의 스승으로 있다가 조비의 스승이 된다는 신삼국의

   설정은 어딘지 조금 어색해 보입니다.   


 - 사마문, 백마문 

    조충의 스승이 누구였는가를 두 드라마가 서로 다르게 그린 것처럼 천자만 다닐수 있는 문에 대한 조식의 일화도 조금씩 다르게 그려집니다. 

미완의 책사에서는 조식이 사마의의 형과 밤중에 술에 취해 사마문을 넘었다고 그렸으나 신삼국에선 조식이 대낮에 백마문을 넘으려 하자 순욱이 반대하여 넘지 못하고 아버지 조조에게 싸대기를 맞습니다. 

미완의 책사에서는 이 사건을 조식과 조비의 세자경쟁 구도, 거기에 엮인 사마의 형제의 이야기로 엮어나가지만 신삼국은 이를 한의 신하에서 야망을 표출하려는 조조와 한의 충신으로 남으려는 순욱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일화로 씁니다.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식과 천자의 문은 관련이 있긴 있나봅니다.


2. 조조에 대한 고찰

  - 어떤 인물인가

 신삼국의 가장 비중 큰 인물은 유비 와 조조 입니다. 등장인물 중 조조는 가장 많은 전쟁을 치루고 또 많은 전투에서 승리합니다. 유부녀를 좋아한다든지 잔인한 측면이 있는 등 인의롭지 못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장점만 있는 평면적인 캐릭터라기 보다 단점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이렇게 가공할수도 있고 저렇게 가공할수도 있는 매력있는 캐릭터입니다.

 - 왜 조조가 성공했는가 

 과감함. 

삼국지 초기는 다자 구도 이기 때문에 내가 한 곳을 공격하면 내 본거지가 빈집이 되기 때문에 공격에 신중할수 밖에 없는 정세입니다.   

그런 형국인 까닭에 원소,원술은 진득하니 앉아서 상황이 유리해지길 기다리는 편이었으나 조조는 과감하게 군사를 일으킵니다. 이때 허를 찔려서 빈집털이를 당하는 것은 여포로부터의 한번입니다.

즉, 과감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운도 따라줬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략. 용병의 귀재 

 강한자에게는 절대 정면승부하지 않습니다. 원소와의 전투에서 비겁해보일 정도의 술수를 쓰면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갑니다. 마초, 한수의 서량군으로부터의 공격에서는 자만하고 나섰다가 상황이 불리해지자 둘 사이를 이간질 시킴으로써 상황을 돌파합니다. 이 정도의 계략을 쓸수 있는 군주는 분명 삼국지의 제후들 중 조조 한명 뿐입니다. 


 - 왜 통일을 이루지 못했나 

여포, 원술, 원소를 차례대로 격파하며 큰 위세를 떨침에도 불구하고 조조 생전에 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성하지는 못했죠. 저는 그 이유를 이렇게 봅니다. 

군사 전문가 제갈량, 주유의 등장

그간의 조조의 전쟁을 보면 정욱, 순욱등이 전쟁에 책사로 참전하며 조조에게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계략은 조조 자신의 머리에서 나옵니다. 조조는 의심이 많기에 신하가 자기보다 너무 앞서나가는 것도 싫어합니다. 

책사들은 그저 뒤에서 조조가 자문을 구하면 답을 해주는 식으로 받쳐주는 역할입니다. 물론 조조가 군사와 용병에 능해서 그간 원소, 유비등을 상대하기엔 부족함이 없었지만 군사전문가 제갈량이 전면에 나서면서부터 조조는 더이상 세력을 뻗치지 못함니다. 

사실 유비를 제외하면 그간의 조조의 상대들이 전략가가 없었던건 아닙니다. 여포에겐 진궁이 있었고 원소에겐 허유, 전풍등이 있었고 그들 정도면 충분히 조조의 계략에 맞설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 그들의 주공에게 전적인 신뢰를 얻지는 못하여 결정적인 때에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주공 덕에 조조에게 패하게 됩니다. 

유비는 그동안은 조조의 샌드백이었으나 제갈량을 만나고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되면서 조조와 맞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그밖의 캐릭터


  - 외유내강 의 전형. 노숙  

   어릴적 소설삼국지에 묘사된 노숙은 제갈량과 주유사이에서 휘둘리기만 하고 큰소리 못 치는 어리숙하고 순진하며 약한 이미지였습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을 못하는 소설에서 노숙이라는 이름도 아마 한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신삼국의 노숙은 처음에는 그 호구스러운 모습이 묘사되나 싶더니 점점 허허실실하지만 속깊고 명분을 지키고 큰것을 위해 작은것을 버릴줄 아는 진정한 대인의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아마 신삼국의 모든 인물 중 마이너스가 될만한 것이 거의 없는 유일한 인물로 생각됩니다. (유비만 하더라도 우유부단함 때문에 여러사람 피곤하게 했죠. 자기 부인들에게는 가정사에는 소홀한 나쁜남편이기도 하고..) 


 - 조비는 사이코인가

미완의 책사에서 조비가 많이 다뤄지기에 신삼국의 조비를 유심히 봤습니다.

각색한 부분이겠지만 조충의 의심스런 죽음의 배후, 반란으로 잡힌 황규가 조비를 배후로 자백하고 죽은 사건들을 보면 조비란 인물도 사실은 굉장히 음험한 인물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미완의 책사에선 주연급이기에 많은 부분 미화되고 왜곡시켰지요.   

## 황규는 연의에서 가공된 인물인데 그래서 조비가 조조를 반란한 부분은 뻥일 수는 있지만 작가가 왜 그런 설정을 가져갔는지를 고민해본다면 조비에게 의심해볼만한 면이있었다고 보여진다.


  - 원술, 원소

이 불쌍한 원브라더스... 원래 드라마보고 혼잣말 거의 안하는데, 이 둘의 장면에서는 저절로 탄식을 하게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원술의 찌질함에 혀를 차기도 하고 원소의 우유부단함과 어리섞은 행동들은 시트콤은 본것마냥 웃음이 나오기도 하면서 답답함이 절로 나더군요. 이정도면 원소의 연기는 정말 메소드로 인정해줘야 합니다. 


3. 군대, 군량

미완의 책사를 볼때도 궁금했던 부분인데.. 대군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대군을 계속 거느리고 있어야 하는 건지 병졸들이 평상시엔 본업을 하다가 전쟁때만 징집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왜냐하면 십만대군이라고 해도 그들을 매 끼니마다 먹이고 장비도 줘야하기때문입니다. 과연 그 정도의 재력을 감당할수 있었을 것인지..

어느 정도 나라가 안정되고 규모있다면 세금으로 충당하겠지만, 나라가 아닌 그냥 이름있는 가문 정도라면 사비로 군대를 유지해야 할텐데 그것이 가능할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신삼국을 쭉 정주행 해본결과 언뜻 추측해볼 수 있는 대사들이 나옵니다. 

노숙과 주유의 대화입니다. 쌀만 있으면 군사를 징집이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엿볼수 있는것은 쌀이 곧 재화, 돈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찢어지게 가난해서 밥만주면 목숨이 위험한 전쟁터에도 나갔다는 당시 상황입니다. 

당시 민초들의 생활이 대충 예상이 됩니다. 미완의 책사에서도 황제가 된 조비가 포도를 먹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포도가 당시에는 굉장히 귀한 과일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한번은 일반 백성들에게 포도를 먹어보라고 내어놓았는데 그들은 그것이 뭔지도 몰랐던 것으로 그려집니다. 지금은 흔한 포도이지만 당시 시대에서는 마치 우리 어릴적 바나나가 귀하고 망고는 존재조차 몰랐던 시대가 있었던 것처럼 포도의 존재과 귀한걸로 나옵니다.

다시 군대, 군량 얘기로 돌아가자면 ...   

쌀만 있으면 징병을 했다고 했는데.. 사람이 밥만 먹으며 살수는 없을텐데 군량미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 반찬이나 국에 대한 얘기는 전혀없습니다. 쌀이외에 언급되는 것은 고기와 술이 전부입니다. 과연 당시 군사들은 어떻게 먹고 훈련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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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돌고래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