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발리 2019022019. 3. 13. 15:47


얼마전에 발리에 서핑여행을 다녀왔다. 

필리핀과 약간 비슷한 느낌(기후, 알파벳을 쓴다) 이면서도 발리만의 느낌이 존재한다. 

5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 발리가 어떻다고 일반화하는 것이 무리이지만

나의 경험과 직관으로 한번 정리해 보고싶다.


그냥 일기같이 내 기억을 더듬는 느낌으로 편하게 반말로 쓰겠다..


◈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섬


 발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발리가 어느나라인지 모르는 사람이 상당한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간략히 끄적인다면..


 인구는 2억 6천으로 중국, 인도, 미국 다음으로 전세계 넘버 포 이다. 

 인도네시아는 다들 아시다시피 다민족 국가이다. 

 여러 떨어져 있던 섬 들에서 인도네시아라는 국가의 개념이 형성된 것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을 겪고난 이후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비슷하다. 

 전에는 없던 국가의 개념이 오히려 식민지 시절을 겪고나서 생기게 된 것이다. 


 얼마전에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가 필리핀이라는 국가명이 스페인 식민지시절의 

 필립 2세의 이름을 딴 것이니 바꾸자고 주장한 적이있다.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새로운 국호는 '마할리카 공화국' 이다.

 나도 예전에 필리핀의 국호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낀 적은 있었다. 

 국가명은 고유명사라서 정관사 the 를 안붙이는데 필리핀은 'The Philippines' 라고 쓴다.. 

 어느 민족이던 지배당하던 시절의 정복자의 이름을 쓰기는 싫을 것이다. 

 그래서 두테르테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 주장인 것 같다. 

 그러나 현재 필리핀이라는 이름의 섬들이 같은 국가로 묶이며 정체성을 가지게 된 것이 

 식민지 시절 이후 부터이기 때문에 두테르테가 주장하는 '마할리카 공화국' 같은 국명은

 마할리카와 관계가 없는 지역들도 있기에 나라전체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대부분의 현재 필리핀 지역들은 국호 변경을 찬성할수 있지만 마할리카와 상관이 없는 지역들은

국호에서부터 주류가아닌 차별받는 느낌이 들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따로 떼어내서 독립시키지 않을 것이니 괜하게 내분의 씨앗만 만드는 일일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상황은 비슷하지만 다행이 국호가 지배자의 이름을 따게되는 불행은 없었다.

 말레이사아는 과거 영국의 말레이 반도 지역 식민지들의 연합이고

 인도네시아는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들의 연합이다. 

 즉, 국가라는 그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정체성이 식민지 독립 이후에 생기게 된 것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거다. 


 발리는 인도네시아 이지만 각 민족들이 독립된 채로 오래 살아왔기 때문에 

발리인을 인도네시아인 으로 모두 퉁쳐서 일반화 하기 어렵다.


사진출처: https://www.baligowhere.com/snax_poll/indonesian-food-love-it-or-hate-it/


 발리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인상 깊은 것이 나시 짬뿌르가 있다. 

 가운데에 밥을 놓고 먹고 싶은 반찬들을 그 위에 하나씩 올려놓고 먹는 형태이다. 

 우리나라도 비빔밥이 있지만 우린 결국 섞어서 먹지만 나시 짬뿌르는 그냥 그대로 먹는다.  

 이게 참 인도네시아의 상황같아 보인다. 

 서로 다른 민족들이 한 국가라는 틀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이 나시짬뿌르 

같다는 생각이 먹을때마다 들어서 재미있다.



◈ 발리에서 일화


 누군가의 글에서 '발리 사람들은 참 어설프다' 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았다. 

 그 말에 참 공감한다. 

 몇가지 일화가 있다. 


 1. 맞지 않는 사이즈를 사라고?

  꾸따의 길에는 옷가지들을 걸어놓고 파는 사람이 많다. 

   한 가게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민소매 티를 발견했다. 

   그러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L 사이즈가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다른 디자인의 L 사이즈를 주었다. 

   이거말고 내가 봤던 디자인의 L 사이즈가 있냐고 물었더니 M 사이즈를 준다. 

절대 없다는 말은 안한다. 

결국 내가 "당신은 내가원하는 L사이즈를 가지고 있지 않구나" 하고 나왔다.


2. 그랩 흥정

   그랩은 우버같은 차량공유 시스템이고 발리에서 유용하다. 

    다만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저렴해서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한다. 

    한번은 그랩을 불러서 기다리는 중인데 나에게 다가오는 오토바이 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부른 사람인줄 알고 당신이 맞느냐 확인했는데 아니었다. 

    그러더니 나보고 지금 호출한 사람을 캔슬하고 자기 오토바이를 타자고 제안했다.

    상도는 아니지만 여기까진 그래도 이해할수 있다. 

    근데 앱에서 500원이면 가는 거리를 1000원을 달라고 한다. 

    왜 굳이?? 그냥 그랩 기사를 기다리면 되는데..


3. 웃지 않는다.

    필리핀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지점이 이부분 같다. 

    필리핀은 낙천적 성향도 있고 외국인이 낯설고 수줍어서 그런것도 있고 암튼 잘 웃는다. 

    반면 발리 인들은 잘 웃지 않는다. 

    아마 문화적인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는 종업원이면서 손님인 나에게 '스마일' 이라고 말하던 마사지샵도 있었다. 


4. 손님이 있던 말던 노래를 부르며 일한다. 

    꾸따의 로컬 맛집인 와룽인도네시아에서의 일이다. 

    장사준비를 막 시작하는 다소 이른 시간이긴 했다. 

    주방에서는 음식을 만들면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마치 손님이 있던 없건 신경쓰지 않는듯한 분위기로..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이들이 생각하는 서비스라는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 과는 조금은 다른 듯하다.

물론 이들의 이런 영업행태가 불만족스럽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이런 분위기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꾸따의 길거리나 해변을 거닐게 되면 삐끼가 3보에 한명씩 말을 걸 정도로 이들의 영업은 적극적인것 같은데

정작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그들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게 만들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나 상술은 부족해보인다. 

반대로 얘기하면 발리인 들 중에 누군가가 혹은 외부인이 발리에서 사업을 하게 된다면

이런 서비스 마인드로 영업을 한다면 꽤 큰 경쟁력이 되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삐끼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진짜 거절하기 미안할 정도로 들이댄다. 

근데 걔중에는 "바이크?" 물어보다가 "no" 라고 물어보니 

표정이 약간 음침하게 변하면서 낮고 빠른 목소리로 "머쉬룸?머쉬룸?" 이러는거다.

그게 뭔지는 몰랐으나 느낌상 뭔가 이상한걸 권한다는걸 눈치챌수 있었다. 

궁금해서 구글에 검색해보니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버섯이 있나보다. 


◈ 꾸따비치의 환경오염

 

 필리핀의 유명한 휴양지인 보라카이도 환경훼손이 심각해서 잠시 폐쇄한 적이 있었다. 

 최근에 다시 개장을 하고 관광객을 받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서핑으로 유명한 꾸따도 환경오염이 심각해 보인다. 

 바다에는 쓰레기가 떠다닌다. 

 발리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마트에서 더 이상 비닐봉지를 주지 않고 있다. 

 환경오염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우리나라도 최근 극심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다. 

 이러한 전지구적 현상들은 환경오염이 자연 스스로 정화할수 있는 능력을 점점 넘어서서 

 최근에 드러나기 시작하는게 아닐까 싶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들이 결국은 개봉하면 버려지고 쓰고나면 쓰레기가 되는 것들인데

 우리는 돈을 위해서 하루에도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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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돌고래트레이너